문화예술교육에 대한 글들을 읽어가면서 가장 강하게 느낀 점을 적어보고 싶습니다. 특히 국내의 문화예술교육의 현황과 미래를 논하는 자리에서는 어김없이 현재 문화예술교육의 위기를 말하고 있습니다. 정규교육과정에서 축소된 입지, 문화예술에 대한 감수성의 확보를 위해서 꼭 지켜내야 할 것이 시간수 확보임을 말하는 것 같은 느낌도 있구요. 그런데 문화예술교육이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무엇입니까?
저는 문화예술교육은 생활 속에서 보는 것, 만지는 것, 듣는 것, 말하는 것, 떠오르는 것 모두가 문화예술의 재료가 될 수 있고, 이런 재료들을 이용하여 미학적 감수성을 일깨우는 것,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는 순간에 만들어지는 모든 행위로 인한 산물들이 문화예술교육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 또한 이러한 방법이 구성주의적 사고를 하는 학생들에게 적합한 예술교육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수학시간에 학생들은 공책에 원기둥과 원뿔을 그리며 그 성질을 적어나갑니다. 예를 들어 원기둥의 전개도에서 옆면의 가로의 길이는 밑면인 원의 둘레의 길이와 같다는 성질을 배우지요.
학생들에게는 놀랍고 새로운 성질이지요. 물론 학원에서 미리 배우지 않았다는 걸 가정하구요. 그 성질 자체가 주는 아름다움도 있잖아요. 그것은 어떻게 예술적인 표현으로 나타날 수 있을까요? 또한 다른 친구들이 위에서 언급한 원기둥의 성질을 창의적으로 표현한 작품들을 보면서 성질이 가진 수학적 아름다움과 예술적 아름다움을 구분하거나 혹은 하나의 융합적인 아름다움으로 인식할 수 있을까요?
학생들에게는 피카소 작품의 추상적 아름다움은 너무 멀기만 하구요. 어쩜 내가 필기하여 만든 공책 한 페이지의 아름다움이 더욱 가까운 문화예술 행위의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거의 아무도, 어떤 학생도 미술시간에 만든 작품의 예술적 가치보다 자신이 수학시간에 필기한 공책이 주는 아름다움의 가치를 소리내어 말해보지, 들어보지, 느껴보지 못했을 거라고 생각이 듭니다. 분명 나는, 학생은 어떤 단계에서 열거하는 항목의 글머리표 하나에도 나름의 논리적, 미학적 가치를 두고 어떤 것을 쓸까 잠시 동안 고민하는데 말이죠.
또 중요하게 떠오르는 의문이 과연 현실적인 입장에서 다른 교과 중심 교육처럼 문화예술교육도 그런 형태가 바람직할까요? 솔직하게 얘기하자면 제 눈엔 위기의 문화예술교육이 다른 교과들과 마찬가지의 전법과 전략을 가지고 밥그릇 싸움을 하고 있는 것 처럼 느껴집니다. 미학적 아름다움이 미술, 음악, 체육 시간에 시작하고 끝난다면 무엇이 문화예술교육이 다른 교육과 다른 점일까요?
자신의 생활 자체가 문화예술교육의 대상이 되어야 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중의 문화에서 유리된 엘리트의 문화예술교육을 탈피하는 수준에서 혁명적인 패러다임 전환을 해서 삶에 융합된 문화예술교육을 추구하는 것이 일단 타 교과를 향한 무기를 내려놓고 문화예술교육 자체가 추구할 목적이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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